옛날 어느 마을에 자그마한 초가집이 한채 있었다.
이 집에서는 열둬살가량 되는 총각애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늙은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있었다.
어느날이였다.
이웃마을에 갔던 총각애의 어머니는 갓난애기의 주먹만큼한 옹기그릇 하나를 가지고 돌아왔다.
《어머니, 그건 뭣하려구 가져왔나요?》
총각애는 어머니를 쳐다보며 물었다.
《너의 할아버지 밥그릇으로 쓰자구 가져왔다.》
어머니의 말에 총각애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옹기그릇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또 입을 열었다.
《요렇게 작은 옹기그릇에 밥을 담아드리면 할아버지가 배고파하시지 않나요?》
아들애의 말에 어머니는 시끄러운듯 한마디 툭 하였다.
《누가 너더러 그런 걱정하랬니? 할아버지는 일을 하지 않고 늘 방안에 가만 앉아만 있으니 요만큼 잡숴도 배고파하지 않는다.》
그날 저녁이였다.
저녁밥을 다 지은 총각애의 어머니는 작은 옹기그릇에 밥을 담아 아들을 시켜 할아버지에게 드렸다.
손자가 내주는 옹기그릇을 받아든 할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했다.
밥이 담긴 작은 옹기그릇을 든 손은 부들부들 떨리였다.
그 바람에 손에 들었던 옹기그릇이 《쨍가당!》하고 방바닥에 떨어져 박산나고말았다.
총각애는 얼른 깨여진 옹기그릇쪼각들을 집어들고 이리저리 맞추어보며 할아버지한테 말했다.
《할아버지두 참, 이 옹기그릇을 왜 깼나요?》
총각애는 아쉬운듯 깨진 옹기그릇쪼각들을 만지작거리였다.
할아버지는 손자애를 바라보며 구슬픈 목소리로 말하였다.
《이 그릇이 깨진게 그렇게 아쉬우냐?》
총각애는 고개를 끄덕이며 큰 소리로 대답했다.
《야참, 이다음에 어머니가 할아버지처럼 늙으면 이 옹기그릇에 밥을 담아주려고 했는데…》
그때 부엌에서 밥을 푸다 아들애의 말을 들은 어머니는 한참동안 아무말도 못하고 멍청히 서있었다.
그런 일이 있은후부터 총각애의 어머니는 날마다 늙은 할아버지한테 무득히 밥이 담긴 밥상을 차려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