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 흉년이 들어 기근이 심할 때 낟알대용으로 먹는 야생식물음식감을 구황식품이라고 하였다. 우리 선조들은 큰물이나 가물 등 자연재해로 인한 흉년을 수없이 겪어오는 과정에 식량을 절약하거나 대신할수 있는 여러가지 식물의 연한 싹과 잎, 꽃, 뿌리, 열매, 껍질 등을 찾아내여 가공해 먹는것으로 어려운 고비를 넘겨야 한다는 경험을 체득하게 되였다. 16세기의 책인 《구황촬요》, 18세기말~19세기초의 책인 《중보산림경제》를 비롯한 여러 력사책들과 민속자료들에는 수많은 구황식료품들과 그 가공방법이 지적되여있다. 그 대표적인것으로는 소나무잎, 소나무껍질, 느릅나무껍질, 칡뿌리, 갈뿌리, 메밀꽃, 콩잎, 콩깍지, 토란, 마, 도토리, 삽주뿌리, 메뿌리, 둥굴레, 소리쟁이, 흰솔풍령, 나리뿌리(백합), 마름, 고욤, 개암, 들깨, 쑥, 황정, 대추, 은행, 잣, 호두, 곶감, 호마, 느티나무잎 등을 들수 있다. 이러한 구황식품가운데서 쉽게 얻을수 있거나 널리 알려지지 않고있는것 그리고 알려졌으나 가공방법을 잘 모르고있다고 보아지는 몇가지를 보면 다음과 같다. ○ 소나무 소나무의 잎, 껍질, 송진, 솔방울 등이 식용으로 쓰이였다. 력사책들에는 솔잎을 으뜸가는 구황식품으로 꼽고 있는데 느릅나무껍질과 섞어 먹으면 변비가 없어진다고 하였다. 솔잎으로는 죽과 경단을 만들었다. 솔잎죽은 솔잎가루, 쌀가루, 느릅나무껍질즙(3 : 1 : 0.1)을 섞어서 쑤었는데 찧은 솔잎을 묽게 쑨 낟알가루죽에 풀어서 먹었다. 솔잎죽은 주식을 대용할뿐아니라 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주는 식품으로 널리 알려져있었다. 솔잎경단은 솔잎을 찐 다음 말려서 가루를 내여 흰쌀이나 보리, 밀, 콩가루 등과 섞어서 만들었는데 쪄서 먹거나 삶아 먹었다. 소나무의 속껍질은 말려두었다가 필요할 때 재물에 담가 진을 빼고 절구에 찧은 다음 쌀이나 콩가루와 섞어 죽을 쑤어 먹거나 낟알가루를 섞어서 떡을 만들어 먹었다. 소나무꽃가루에 꿀이나 조청을 넣어 과자를 만들어 먹거나 덜 여문 솔방울을 따서 말린 다음 가루를 내여 꿀에 버무려서 혹은 물에 타서 마셨다. 력사책에는 투명한 송진을 뽕나무재물에 우려내여 찬물에 넣고 응고시킨것을 끓여서 말린 다음 가루를 내여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 도라지 도라지를 푹 삶아 보자기에 싸서 물에 담그어 주무르거나 눌러 쓴맛을 뺀 다음 밥에 섞거나 낟알가루에 섞어 쪄서 먹었다. 말린 다음 가루를 내여 밥에 섞어 먹기도 하였다. 또한 도라지를 칼등으로 두드려 장을 발라 구워먹거나 파, 고기 등과 같이 꼬챙이에 꿰서 지지거나 튀겨 먹기도 하였다. ○ 칡뿌리 껍질을 벗겨 절구에 찧거나 돌우에 놓고 두드린 다음 물에 담그어 앙금을 앉혔다가 그 앙금으로 국수나 떡, 다식을 만들기도 하고 쌀과 섞어 죽을 쑤기도 하였다. 칡의 어린 잎은 나물을 만들어 밥에 얹어 먹고 다 자란 잎사귀는 그늘에서 말렸다가 가공하여 먹었다. ○ 도토리 구황식품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였다. 《리조실록》에도 흉년에 도토리만한것이 없다고 기록되여있고 정다산도 그 효능에 대하여 강조하였다. 농마를 내여 밥에 섞어 먹거나 묵을 만들어 주식으로 리용하였다. ○ 갈뿌리 칡뿌리와 같은 방법으로 가공하여 록두가루나 메밀가루에 섞어 국수를 누르거나 밥에 섞어 먹었다. ○ 나리 봄과 가을에 뿌리를 캐서 굽거나 쪄서 먹었고 쌀, 보리 등에 섞어 밥을 짓거나 죽을 쑤어 먹기도 하였다. 어린 잎은 나물로 먹고 다 자란 잎은 가루를 만들어 지져 먹었다. ○ 만삼 삶아서 가루를 내여 밥에 섞어 먹었다. ○ 쑥 데쳐서 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낸 다음 쌀과 섞어서 밥을 짓거나 죽을 쑤어 먹었으며 국을 끓여먹기도 하였다. ○ 느릅나무 연한 잎은 쪄서 떡에 넣거나 국을 끓여먹었으며 속껍질에서 짜낸 즙은 솔잎경단을 만드는데 쓰거나 변비치료약으로 썼다. 속껍질을 잘게 썰어 말리웠다가 가루를 내여 지짐을 부치기도 하고 쌀, 보리 등에 섞어 죽을 쑤거나 경단을 만들기도 하였다. ○ 개암 말리워 먹기도 하고 삶거나 굽거나 쪄서 그리고 떡이나 밥에 넣어 먹기도 하였다. ○ 구기자 연한 잎은 나물로 먹거나 밥에 섞어 먹었다. 잎과 열매는 말려두었다가 필요한 때 먹기도 하였다. ○ 뽕나무 연한 잎은 무쳐 먹었으며 크게 자란 잎은 말려서 가루를 내여 두었다가 낟알과 섞어서 먹었다. 뽕나무속껍질을 찧어서 물에 담그면 앙금이 생기는데 이 앙금을 말려서 밥이나 죽, 떡을 만들어 먹었다. ○ 더덕 새순은 나물을 하고 뿌리는 날것으로도 먹고 굽거나 삶아서 말린 다음 가루를 내여 밥에 섞어 먹기도 하였다. ○ 둥굴레 봄과 가을에 뿌리를 캐서 말린 다음 가루를 내여 밥이나 콩가루와 섞어 먹었다. 약한 불에 푹 고아서도 먹었다. ○ 질경이 잎을 따서 한시간정도 삶아 말린 다음 낟알과 함께 죽을 쑤어 먹었다.